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탑승할 때, 카시트의 헤드레스트(머리 받침대)는 누구나 익숙하게 접하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은 목을 편안하게 받쳐주거나 충격을 줄여주는 단순한 장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부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기능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비상 상황에서 탈출을 돕는 창문 파괴 도구라는 점입니다. 오늘은 헤드레스트의 본래 목적과 함께, 위급 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숨겨진 기능까지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헤드레스트의 본래 역할과 구조
헤드레스트는 자동차 좌석에서 빠질 수 없는 안전 장치 중 하나입니다. 1969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처음 의무 장착 규정을 내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죠. 그 주된 이유는 바로 경추 손상 방지입니다.
차량 추돌 사고, 특히 후방에서 받히는 사고가 발생하면 목은 심하게 젖혀지며 ‘편타 손상(whiplash injury)’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목 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당겨져 발생하는 손상으로, 장기간의 통증이나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헤드레스트는 이러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각도를 제한하고, 충격을 흡수하여 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구조적으로 헤드레스트는 보통 스펀지나 우레탄 패드로 된 본체와, 이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금속 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금속 봉은 단단한 철재로 만들어져 있고, 좌석의 고정 장치에 꽂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이 단순한 구조가 불편하지 않은 착좌 자세와 안전성을 보장해주지만, 바로 이 금속 봉이 비상 상황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비상 탈출 도구로서의 숨은 기능
자동차 사고 중에는 탑승자가 차량 안에 갇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복되거나 물에 빠지는 사고에서는 문이 열리지 않고, 창문조차 깨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헤드레스트의 금속 봉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일반 차량 유리, 특히 측면 창문은 강화유리(tempered glass)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강화유리는 충격에 강하지만 특정 지점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 잘게 부서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맨손으로 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뾰족한 금속 물체로 힘을 집중시키면 쉽게 파손시킬 수 있습니다.
헤드레스트의 금속 봉은 바로 이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탈출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헤드레스트를 좌석에서 완전히 분리합니다.
금속 봉 끝을 창문 모서리에 대고 강하게 밀거나 찍습니다.
유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제조사가 공식적으로 "비상용 창문 파괴 도구"라고 홍보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구조와 재질 덕분에 널리 알려진 활용법입니다. 많은 안전 전문가들도 “탈출 도구가 없을 경우 헤드레스트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알아두면 좋은 활용법과 안전 상식
헤드레스트의 숨겨진 기능을 알고 있으면, 실제 상황에서 생존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은 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창문을 깨는 위치는 중앙이 아니라 모서리, 강화유리는 넓은 면보다 모서리에 충격이 집중될 때 더 쉽게 깨집니다. 따라서 헤드레스트 금속 봉은 창문 한쪽 끝부분에 대고 힘을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앞유리는 대상이 아님, 자동차 앞유리는 접합 유리(laminated glass)로, 깨지더라도 쉽게 구멍이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헤드레스트로 탈출할 때는 측면 창문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평소에 분리 방법 익혀두기, 사고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헤드레스트를 쉽게 분리하는 방법을 익혀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차량은 좌석 옆 버튼이나 고정핀을 눌러 쉽게 뽑을 수 있습니다.
추가 안전 도구 준비, 물론 헤드레스트만 의지하는 것보다는 전용 안전망치나 시트벨트 커터 같은 비상 탈출 도구를 차에 비치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헤드레스트 기능을 알아둔다면, 아무런 도구가 없는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타는 자동차 속에는 눈에 띄지 않는 수많은 안전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그중 헤드레스트는 단순히 목을 받쳐주는 편안함을 넘어, 위급할 때는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높이 조절만 신경 쓰던 헤드레스트지만, 비상 시에는 창문을 깨고 탈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세요. 혹시 모를 위급한 순간, 이 작은 지식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